swimming Du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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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다가 글을 꾸준히 썼던 지난 날의 이유는, 솔직하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길 봐라, 나는  내 글들을 하나의 우주쓰레기처럼 꾸준히 투척했다. 그것은 은밀하기 보단 허무하고, 허무했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다.

나는 이제부터 글을 다시 쓸거다. 여기에다가 다시 투척해서 하나의 책을 또 만들어야지. 그것은 언제가 될까? 2년 뒤? 3년 뒤? 그게 언제든 나는 그 책이 다시 한 번 나를 향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 나를 향하는 것,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책.

이 새로운 감정, 대상없는 감정, 가짜 대상에 가짜 환상을 씌워 혼자 저만치 달려나간 내 안에 있던 속옷바람의 중학생.

이사를 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새집이 아주 좋다. 내방 창가에 감나무가지들이 올라와 있다. 조용 적막 촉촉.. 이런 새벽에 나는 내방이 숲속에 있는 산장같다고 느낀다. 쥬니도 적응이 빠르고 여러모로 새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것저것 살림도 열심히해본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이 집에 온 후로 좀 ..매니악하게? 향초를 켜고 다닌다. 화장실에 하나. 오빠방에는 두개. 내방엔 초가 득실득실하게 그리고 이곳 저곳 킁킁거리고 좋아한다.

초값이 부담되어서 향초만들기 재료도 주문했다.

배꼽이 더 큰건가?

화를 못참겠다. 화는 나에게서 떠나지를 않는다. 얼마 전 종합편성중 하나의 프로였던것 같은데, 그곳에 나온 어떤 패널이 폭군인 남편이야기를 하며, 그러한 성격의 사람들은 아기때 모유를 못먹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역시 모유를 못먹었다. 이게 다 엄마때문인가? 이런 허무한 결말이? 엄마는 자길 탓하는것에 예민한 사람인데.

입맛이 없는 날들이 지속된다. 그렇다고 살은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움직이지 못하고있다.

항상 모든 음식의 일인분을 제일 먼저 먹어 치우던 나의 호기로운 전투적 식습관은 넉다운을 했다. 일인분을 다 먹는 것이 손에 꼽힐 정도다. 이건 정말 내 생애 대단한 변화 중의 하나다. 이런지 벌써 반 년이 다 되어간다. 이건 좋은 걸까?? 소식이 좋다고는 하지만. 라면도 맛없어서 못먹는다. 맛때가리가 없다… 그마나 아직도 보면 군침을 흘리는것은 간장게장… 어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자꾸 으음~ 음!! 이런 소릴냈다.  

그렇다면 내 수호신이 나의 미친 식습관을 염려하여 이러한 처방을 내려주신걸까? 

소화능력은 급격히 떨어졌고 일인분의 70프로를 먹을쯤 가슴을 치며 힘들어한다. 나의 오빠는 점차 나의 이러한 변화를 보며 은근 슬쩍 무서워하고 있다. 그래서 만약 내가 아파서 죽게되면 쥬니를 잘 부탁한다고 했더니 그건 걱정말라고 했다. 

너무 낯선 템포의 일상이다.

이런 일상은 너무 낯설다. 

나에겐 낯설지만 멀리서 보면 별 것이 없어 억울하다.

난 지금 나의 낯설음에 대한 놀라움을 공감할 사람이 없다.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ㅡ 그냥 지나가는 것보단 잘 지내가길 바란다.

한 달. 아니 두 달?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지만 

잘 끝나길 빈다. 빌어본다

신께

잔잔한90년대풍 디스코음악같은 하루가 계속 되길바란다.

뿜고 나자빠지고 기면서 울고 비워내면 평화롭다.

모든건 지나가고 무뎌지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끼는 행위조차도 어떤 달라짐의 징후인 것을 안다.

안다. 헛똑똑인것도 알고 또 똑똑이라 불편함을 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아는 것이 있다면 괜찮다는 것. 

너무나 현실

너무도 현실 

피부에 닿는 쓰라린 

그리고 다 깨져버린 환상 

벗겨진 환상

벗겨낸 환상.

12시간의 무중력상태를 지나

나의 시간은 다 깨져버렸다.

아, 나의 시간은 가고

너희들을 시간이 몰려오고.

나는 너희들의 시간에

너희들의 현실에

오도가도 못하고 갇혀

발을 동동 잠 못드네.

눈을 꼭 감아도 

이불을 뒤집어 써도

너희들은 나를 둘러싸 떠나질 않고,

나는 가끔씩 내몸에 비춰진

현실의 빛에

현실의 시간에

현실의 공기에

산화되고 없어지고 있네.